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1997)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1997)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劇場版Air/まごころを、君に
감상한 날짜: 2024년 02월 14일
★★★★★ (5/5)
원작  안노 히데아키
감독  안노 히데아키
로그라인  거대 로봇에 타서 인류를 지키는 이야기

 

와 사진 개  구  려

 영화관에 가서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1997)』을 봤다! 이것저것 진수성찬으로 시켰지, 영화 보는 내내 숨죽여서 절반도 못 먹었지만 ㅋㅋㅋ ㅠㅠ

 

신지의 대사 = 당시 1900년도 관객의 마음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나왔다! 그건 바로 「대사」... 심오한 작품일 수록 대사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진다.
드라마나 영화와는 현실과 비슷한 체험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애니메이션은 장르 특정 상 모든 것이 '판타지'라는 부류에 들어간다.

 

'로맨스물도 있고, 멜로도 있고, 일상도 있는데 왜 모든 걸 판타지라고 퉁 치는가?'

 

 그것이 애니메이션이니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 현실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즐기려고 보니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1997)』이라는 작품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징을 이용해 만든 직설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신지는 버블경제 당시 사람들을 비유하고 있다.

미사토는 작중에서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말하고 있다.

직설적이지만, 직설적으로 이해하면 안되는 대사다.

 애니메이션은 '신지' 라는 주인공의 망설임을 주변 인물들이 다그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캐릭터들을 이해하려고 작품을 보면, 난해한 내용에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을 봐야한다.

 나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에반게리온 다큐멘터리를 보고 대충 아는 걸로는... 당시 버블경제 일본인들의 심층을 표현한 작품정도라고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1997)』을 볼 때 우리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나?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들면 안된다. 우선은 비유해서 봐야한다. 신지는 당시 관객의 심층을 보여주고 있고, 주변 인물들은 작품이 전하려는 '메세지' 를 보여주고 있다고... 어찌보면 『영웅본색(1986)』이 나온 시절의 작품과 결이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세기말 감성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나는 '작품을 작품으로 보는 것이 아닌, 만들어진 당시의 사회배경과 연관지어 봐야하는 점' 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 깊었고, 작품의 핵심 메세지라고 생각했던 시퀀스>

#N. 정전 된 건물 속, 전력이 켜진 승강기

 중상을 입은 미사토가 신지를 승강기에 태운다.
승강기에 탑승하는 것을 거부하는 신지가 토로한다.

신지: 아무것도 모르는 난 에바를 탈 가치도 없어요

─'에바'를 비유하는 것은 다양하지만, 해당 시퀀스에서는 / 에바 = 책임감 이라고 봤다.

신지: 난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중략)

신지: (저는) 다정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약아빠진 겁쟁이일 뿐이에요

신지: 난 남에게 상처 주는 일밖에 못 해요

 감정을 버티지 못 해 승강기의 철장을 힘주고 잡는 신지.

신지: 그렇다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나아!

─여기까지의 대사를, 20세기 말 대다수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심정이라고 비유하자.

 미사토가 신지를 바라보고 대화한다. 정신을 차리게 해야겠다라는 다그침과, 신지의 감정에 대한 공감, 그리고 도와주고 힘을 주고 싶다는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 담겨있다.

미사토: 동정같은 거 안 해

미사토: 자신이 상처받는 게 싫으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죽어

 그런 미사토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신지는, 그저 직설적인 말에 치를 떤다. (운다.)

미사토: 지금 운다고 아무것도 해결 안 돼!

 감정 컨트롤를 못하는 신지를 보고, 미사토는 말하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한다.

미사토: 자신이 싫은 거구나

미사토: 그래서 남에게 상처를 줘

미사토: 자기가 상처받는 거보다, 그 편이 마음이 아픈 걸 아니까

미사토: 하지만 어떤 일을 겪게 되더라도, 그건 너 스스로 결정한 일이야

미사토: 가치 있는 일이야, 신지

미사토: 너 자신의 일이라고

미사토: 속이지 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생각해서

미사토: 속죄는 스스로 하도록 해

─여기까지의 미사토는, 관객이 바라보고 있던 타인의 모습이다. 말의 '의미'를 모르고, 그저 심한 상처만 계속 주며 혼내는 사람들. (실질적으로는 아니었을 것이다.)

 신지는 듣고 싶은 말이 있었다. 다정하게 대하며 말해줄 수 있지 않은가? 미사토에 대한 원망이 드러난 채 외친다.

신지: 미사토씨(소령님)도 타인이면서!

신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화가 난 미사토. 단편적으로 화난 감정이 아닌, 복잡한 감정이다. 신지를 다시 바로 잡는다.

미사토: 타인이 뭐 어떻다는 건데!

미사토: 정말 이대로 관둘 생각이야?

미사토: 지금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하면 나 용서 안 할 거야

미사토: 평생 널 용서 안 할 거야

미사토: 지금의 자신이 절대적인 건 아냐

미사토: 나중에 잘못을 깨닫고 후회해

미사토: 난 그걸 반복해 왔어

미사토: 덧없는 기쁨과 자기혐오만 쌓아갈 뿐

미사토: 그래도 그때마다 앞으로 나아갔던 것 같아

미사토: 잘 들어, 신지

미사토: 한 번 더 에바를 타고 마무리를 지어

─에바=책임감

미사토: 에바를 탔던 자신에게

미사토: 무얼 위해 여기 왔는지, 무얼 위해 여기 있는지

미사토: 지금 너의 해답을 찾아

미사토: 그리고 마무리를 지으면

미사토: 반드시 돌아오는 거야

미사토: 약속이야

 미사토는 신지에게 잊지 못할 증표=목걸이를 준다. 처음 마주하는 책임감에 신지는 외면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노력해본다. 신지는 책임을 지는 어른이 되는 과정에 오르게 된다. = 신지는 승강기를 타고 올라간다.

 

 이 외에는 레이아웃이 정말로 예뻤다... 아니 예뻤다기 보단, 참신하고... 신박한 것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건 별개의 이야기지만, 감독의 이러한 집착때문에 스태프들이 고생했다라는 일화가 생각나서 웃었었다.

전경과 후경의 배치가 입체적이다.

공간감을 힘껏 담으려고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레이아웃이 많았다.

 흠... 정말 좋은 영화였어...

위의 사진과 같이, 아슬아슬한 배치를 둔 컷도 있었고! 오히려 그게 불안감과 불안정적인 걸 조성해서 좋았다고 해야할까... 나는 정말로 재밌게 봤었다. 역시 세계관이 담긴 작품, 그리고 하려는 메세지가 강한 작품은 멋지다고 느꼈다.

 

 

 보고서 눈물이 나지 않은 이유는, 내가 이 시대의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시대, 배경, 공감을 가지고 아픔과 한을 가지고 있다면 계속 울었을 것이다.

 

 

 같은 시대, 배경, 공감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도 이해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피 냄새가 난 다 . . ." <이 프로모션 문구가 개웃겼음

이건 영화관에서 제일 웃었던 거, 우스갯소리로 LCL용액 먹자고(환타 마시자고) ㅋㅋㅋ 했는데 진짜 저런 걸 팔더라!!!

영화관 특전으로, 네르프 뱃지도 받았어! 음향효과도 엄청나서, 계속 감탄한 작품이야! 최근 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사운드가 제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