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잔마이 (2019)

사라잔마이 (2019) さらざんまい
감상한 날짜: 2023년 12월 13일
★★★★☆ (4/5)
원작 이쿠니랏파 ─감독 이쿠하라의 가명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로그라인 각자의 욕망을 가지고 소원을 들어주는 접시를 모으게 된다.

 

 이쿠하라 감독의 작품은 대개 「사랑」이라는 주제가 들어가 있었고, 사람들이 「아방가르드」하다는 이야기가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역시 이번작품에서도 이쿠하라 감독은 은유와 비유를 통한 연출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 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영상미로서도 좋았다. 이번 작품도 비유없이 보면, 완전히 요상한 만화로 인식될 수 있겠지...

 『사라잔마이(2019)』를 보면서 많이 들었던 생각은,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주제에 대한 이야기랑 '일본판 영웅본색' 같다는 생각이었어. 왜 일본판 영웅본색이냐? 라고 한다면... 메세지가 여성보다는 남성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같았거든

주제에 어긋날 수도 있는 말이지만 쉽게 말하면 ─ 의리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걸 다시 말하자면 ─ 즉, 유대

 

 난 작품이라는 것을, 대개 해당 시대를 이야기하는 역사 사료랑 비슷하다고 봐

 시대가 가지고 있는 불만과 욕구는, 작품을 통해서 고발되거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현실세계에서 살기 싫어지니 - 이세계물이 많아지는 현상' 이라는 예시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니 분명, 사라잔마이가 만들어진 2019년의 일본에서도 '무언가의' 사회적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만, 내가 일본인이 아니기에 해당 문제를 알 수 없었다는 것이... 작품을 보는 타국민 입장으로선 아쉬웠다.

 

아니... 모자이크하니까 더 이상한데? (ㅠㅠ)

 당장 작품 속 연출과 비유만 봐도 느낄 수 있었던게, 우리는 일본인이 아니니까 해당 작품의 환상의 똥꼬쇼 가 괴기망측하게만 느껴졌을 거란 말이지. 아니, 이건 근데 내 생각엔 일본인들도 기분 나빴을 걸... 아니... 더 생각해보면 기분 나쁜 걸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연출이 맞았어서, 더 난감하네... 아무튼, 계속 말하자면

엉덩이 구슬 (시리코다마) = 뽑히면 바보가 되거나 죽는 일본의 설

  처럼... 미리 알지 못하면 '뭐야? XX' 라고 할 수도 있는 비유가 많아서 작품의 제대로 전하고자하는 주제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내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서, 이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거지, 그래도 어렴풋이 작품에서 전달하고자하는 주제는 알 것만 같았다. 막중한 책임감, 미래에 대해 알지 못하는 불안, 전할 수 없는 마음 등...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나 전혀 이해못한 것 같네. 뭔지는 알 것 같은데, 언어능력이 떨어지다보니 '의...의리 만화인거잖아, 그러니까... 이건 일본판 영웅본색이잖냐...' 라는 말 밖에 못하겠어...

 

 

 다시 말해야겠다. 나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서, 해당 작품의 주 타켓층이 아니라서, 해당 타켓층의 공감대와 형성하지 못한 사람이라서, 완전 이해는 불가할 것 같다. Same...! 『돌아가는 펭귄드럼(2011)』 속 주제가 말하는 약자에 포함되지 않은 자들이, 작품을 볼 때 무슨 느낌이었겠다~~~ 하는 걸 느낀 것 같아...  But...! 무슨 얘기를 하려는진 알겠어... Plus...! 아 진짜 뭐라고 말을 못하겠는데 좋은 작품이었어... #의_반복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마음)가(이) 있는 자만이 나아갈 수 있어

누군가에게 타의적으로 밀려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를 믿는 마음을 가질게, 타인이 나를 신뢰할 수 있도록

내가 살아갈 미래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남들 앞에서 울어봐도 괜찮고, 웃어봐도 괜찮은 거였구나

 여기서 영웅본색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느와르 영화라고도 볼 수 있었지만... 20세기의 마지막을 걸터 앉음과 동시에 홍콩반환시기를 풍자하는 작품으로, 시대의 울분을 털어줬던 작품이었거든... 그래서 그 시대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유대감(홍콩 ─ 한국 사이의 비슷했던 나라상황)이 있었고... 역사 사료면서, 말 그대로 의리랑 유대를 보여줄 수 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사라잔마이가 영웅본색과 결이 비슷하다고 느꼈던 것이었다. 작품 표현으로... 는 모르겠는데, 작품의 내면과 남성에게 전하는 메세지 ─ 대인관계의 설정, '이 모든 것들이 현재 일본에서 많이 생겨나는 인물상(고민거리)' 라는 주제의 의도가 비슷하다고 느꼈어.

 

 

 『사라잔마이(2019)』은 특히나 와풍─일본풍이 강한 작품인데, 이건 일본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역사 속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인터뷰가 하나 있었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을 만들었을 당시, 세상에 나올만한 작품은 다 나왔기에, 이제 타국민이 자국의 작품에 흥미를 갖게 만들려면 자국의 문화를 좋은 소재로 쓴 작품이 필요하다는 말이었거든. 그래서 더 생각났던 이야기였고...  특히 『사라잔마이(2019)』가 신기했다고 느꼈던 이유가 '닛폰최고!' 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일본 문화를 '진짜 소재만로 쓴' 작품이어서였다. 

 그래서 내가 계속 '일본판 영웅본색' 같다는 이야기를 했던거야... 내가 전하고 싶던 이야기는 딱 그거였어...

누구에게나 남들에겐 말 못할 소중한 사람이 있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좀 많이 횡성수설했었네, 미안, 자꾸 "작품을 보면서 기억나는 장면이 뭐가 있었어요?" 라고 누가 물어보면, 곧바로 "환상의 똥꼬쇼..." 라고 말할 것 같은 상상이 생각이 계속돼서...

 

 이 외에는 흥미로웠던 부분이 이쿠하라 감독의 디자인이었다. 영상미라고 해야하나? 영상미는 아니고... 뭔가 좀 더 맞는 듯한 단어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림으로 표현된 디자인이 아니라, 해당 문자 디자인 같은 것들도 참 매력적이어서 '작품을 진짜 맛깔나게 꾸미는구나' 라는 감상이 계속될 정도였다. 좋았어!

 

  작품이 자칫보면 난해할 수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 '뭐야 XX?'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연출과 대사에 의미없는 것이 없으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감독은 모든 연출에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열심히 넣는 감독이었으니까. 그걸 잘 인지하고 있었으니까, 작품의 주제를 이해하면서 볼 수 있었기에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자신이 타국민이었기에 작품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다음에 내가 좀 더 많은 걸 알게되면, 혹은 세상 보는 눈이 더 넓혀진다면
한 번더 보고 싶은 작품이야

 

+2023.12.27 추가 아카이빙 감상문

이쿠하라 감독 인터뷰 게시글 링크: https://error216.tistory.com/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