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펭귄드럼 (2011)

돌아가는 펭귄드럼 (2011) 輪るピングドラム
감상한 날짜: 2023년 11월 23일
★★★★★  (5/5)
TVA 총 24화
원작   이쿠니 차우더 ─감독 이쿠하라의 가명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로그라인   시한부인 여동생을 살리기 위한 두 형제의 이야기

 

 극단적인 작품이고, 다회차 감상을 해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설령 다회차를 하였다 해도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결국에는 이에 공감할 수 있던 약자들이 눈치채는 작품이지 않았을까 싶다.

 해당 작품을 다시 보게 된 계기는 이러했다. SNS에서 흥미로운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https://x.com/inleminati/status/1330795748108115968?s=20

 

 

 처음에는 초등학생 시절, 유튜브에서 '그림체가 수려하고 예쁘다, 보고싶다!' 해서 어떻게든 클립을 찾아봤었다. 하지만 당시엔 일본어도 몰랐고, 어떤 전개였는지 감도 안 잡혔기에 흥미는 곧바로 거둬졌다. 그리고 아마 그때 당시의 나는, 작품을 하나의 로그라인으로만 바라봤지... 그 작품이 만들어진 계기, 의도, 해석 모든 것들은 알아보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알아간다는 방법과 사고조차 하질 못했으니까...

 본론으로 넘어가면, 《돌아가는 펭귄드럼》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랑받지 못한 사람', '사랑받고 싶던 사람', '사랑하고 싶은 사람', '사랑하기 싫은 사람', '사랑에 죄책감을 갖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은 아마 '가족간의 사랑' 이야기라고 볼 수 있었다.

─이는 조금씩나마 다르지만, '일단'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가정하였을 때

사과(핑드럼) = 운명의 과실 = 사랑해

 작품을 보면서 역시나 계속 관심있던 분야는, 「연출」이었다. 나는 일본의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최소한의 장수로도 풍부한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레고를 조립하는 듯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해당 작품의 감독 또한, 연출과 은유를 통해 의도를 전하는 감독이었기에 더욱 신기한 연출이 많았다. 적어도 양산형 애니메이션같지 않아! 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으로 보이는 연출뿐만 아니라, 음향도 매우 신경썼구나! 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다. 내가 왜 이 작품을 보고 계속 울었는지, 그것을 정확하게 정의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라고 본다.

 

 

 사랑은 정의하기 힘든 용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연료라고 느끼고, '정의'하기 어렵더라도 모두에게 필요한 마음이라고 판단한다. "서로를 생각해주는 마음에서 함께하는 유대가, 살아가는데 힘을 주지 않을까?" 라는 답밖에 내놓질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너를 사랑해줄게

사랑해줘서 고마워

 가족이니까 자신의 가족에게 많은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을 하나의 소유개념으로 보고 자신과 함께 같은 보호색을 띄기 원하는, 그런 욕망이 우리들에겐 어렴풋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적인 '어쩔 수 없는 마음or이익을 얻고자 고의로 행하는 이기심' 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고 하는 건, 순간적으론 안심이 될지어도 지속적으로는 안 좋은 관계로 구축이 될테다.

 

 살아가며 '이건 어딘가 잘못됐어' 라고 자각을 하여도, 가족인 상대를 힘껏 미워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 쌓아온 신뢰를 없앤 순간, 자신이 그간 그곳에 쏟아부은 시간과 마음도 같이 무너질 것이니까. 그것이 너무 두려운 것이다. 최소한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공급처를 버리지 못하게 된, 처절하고 쓰라린 약자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정치니, 사상이니, 너는 잘못됐으니 그렇게 살지 말라니 등, 일단은 묻혀놓고 바라봤으면 좋겠다. 순수하게 타인이자 가족인 상대를 사랑해주면 안되는걸까? 설령 지혜로운 삶의 판단은 미리 '생각해두고 개조해놓아야_함께 같은 원 안에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쳐도, 사랑을 했다라는 순간의 마음은 따듯한 말과 믿음으로 밖에 전달되지 못할 것이다.

 평범한 일상속에서도,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 를 말할 때마다 소모하는 느낌을 받는 사회 분위기다. 흔히들 그런 말이 있지 않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사회에서 존재 가치를 못 느끼면, 더군다나 자신이 의지할 곳인 가족에게서조차 '존재 가치=사랑'를(을) 못 느끼면, 분명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투명한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니 사랑이 필요하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후회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문장으로 길게 이야기해도, 쉽게 전달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며 '사랑'이라 전달해도 확실히 와닿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해요?" 처럼, 그것을 알기까지 느껴온 과정과 경험들은 사람마다 다른 노선도_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다회차 감상을 해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며, 혹은 이에 공감할 수 있던 약자들이 눈치채는 작품이 됐다고 본다.

 

 재밌었어! 계속해서 돌려보고 싶은 작품이 될 거야. 내가 살기 너무 지치거나,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자 할때 반복해서 돌려 볼 애니메이션이 될 거야.

 

 하지만 이 모든 『가설』을 두지 않고 봤다면, 너무나도 난해한 작품이었기에 아쉬웠어.
그렇지만 지금은 이 작품을 내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이해했다" 고 생각해서 기쁜 작품이 되었다.